우리의 삶이 기쁠 때도 있지만, 삶에 힘겨워 고통받을 때도 있고,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손바닥만한 작은 구름같은 희망이다. 클래식 곡에서도 이런 희망을 노래하는 음악, 그 음악 자체가 희망이 된 곡이 있다.
희망을 꿈꾸는 클래식 음악,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적이 있는가? 가장 가까운 가족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난을 연이어 당한 적이 있는가?
여기,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다.
그는 1,2년 사이에 자신의 자식인 아들, 딸,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연이어 잃었다. 사랑하는 가족의 연이은 죽음으로 졸지에 혼자가 된 베르디. 이렇게 망연자실할 즈음 자신이 작곡한 오페라까지 졸딱 망해서 삶의 희망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 깊은 상심에 한 참을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을 때, 그를 안타깝게 여긴 그의 친구가 대본 속 한 문장을 그의 방 위에 펼쳐놓고 갔다.
'가라 내 마음이여 황금날개를 타고'
베르디는 그의 눈에, 가슴에 팍 꽃히는 그 문장을 보고
어딘가 홀린 듯 작품을 써내려갔다. 그 작품이 바로 그의 오페라 '나부코'이다.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는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로, 1842년에 초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 2세와 그 나라에 속박되어 억압당하는 유대인들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부분 중 하나는 유대인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히브리 노예 합창(바,펠시에로)" 이다. 그 음악은 애절한 멜로디, 감동적인 합창, 그리고 강력한 크레센도가 특징이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이탈리아에서 즉각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것은 이탈리이의 독립과 통합을 위한 온국민의 투쟁적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 노래는 그 이후로 희망, 자유, 영감을 주고 고양시키는 음악의 힘을 나타내는 베르디의 가장 유명하고 사랑 받는 곡 중 하나가 됐다. 히브리 노예의 합창의 감동적인 성향은 콘서트 하이라이트, 장례식, 그리고 시위와 같은 사회적인 행사들을 위한 인기 있는 선곡이 되었다.
베르디는 히브리 노예들을 보면서 돌아갈 가족과 같은 품이 없는, 갈 곳 잃은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이 곡은 희망이 없던 그의 삶에 첫 성공작으로 부와 명예를 안겨준 곡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오페라 나부코를 자신의 장례식에 틀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는지도 모른다.
이 곡을 들으면서 자신의 고민을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함께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 가사처럼 말이다.
'가거라 근심이여~ 황금 날개를 타고'
희망을 꿈꾸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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